고대산 개쑥부쟁이
개쑥부쟁이
오전 7시 50분,고대산 1코스 근처 임도에서 등산을 시작했다.
청량한 아침 기운을 느끼고 싶어 여느 때와 달리 좀 서둘러 나섰다.
햇살 퍼지기 전이라 그런지 아침 공기가 제법 싸늘하다.
그 때문이었을까.
코 막히고 눈 따갑고 기침나는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져 걷기가 힘들다.
약 한 봉지를 꺼내 먹고 조금 지나자 견딜 만하다
꽃향유
단풍 들기 시작한 붉나무
뽀얀 소금가루를 뒤집어쓴 붉나무 열매.
손가락으로 찍어 먹어보니 새콤 짭짤하다.
이 길가엔 유난히도 붉나무가 많다.
나무마다 가지가 늘어질 정도로 탐스런 열매를 매달고 있다.
마치 산 속에서 염전을 보는 것 같다.
몇 송이만 따도 배추 서너 포기는 거뜬 절이겠다.
지루할 틈 없는 꽃길.
산부추
여기서 고대산 정상 쪽으로 올랐다.
임도는 산 허리를 휘감으며 끝없이 이어지지만
더는 지루하기도 하고 겁도 나 포기했다.
간식 시간,삶은 달걀을 붉나무 열매소금에 찍어 먹었다.
삽주
이 레일을 따라 쉬엄쉬엄 오르니 어느새 대광봉 팔각정 근처다.
오르는 동안 간간이 간지럼 탈 정도의 빗방울이 떨어졌다.
한바탕 소나기라도 만나려나 했는데 다행히도 서서히 하늘이 개인다.
날이 맑았다면 황금빛 철원평야를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
팔각정
셀카 연습 중.
영정사진 후보
찍고 찍히는 게 일상이 된 요즘 세상,
스스로 제 얼굴 찍는 놀이는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고 지나치지만 않다면
추억 저장고에 담아두기에 딱 그만인 놀이다.
자칫 과한 자기애로 보여질 수도 있겠으나
어떤 연구결과에 의하면 오히려 자기성찰과 위안,
자신감 회복같은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한다.
참고로 입이 찢어지게 웃고 찍으면
보톡스 수십 대 맞는 것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산구절초와 개쑥부쟁이
고려엉겅퀴
고대산 정상
좋은 계절인가 보다.
정상 데크에 이렇게 등산객들이 많은 건 처음 본다.
구름 속에서 점심을 먹고.
개쑥부쟁이
이삭여뀌
손가락만한 단풍나무
3코스로 하산하던 중 길경님을 만났다.
나 역시 그렇지만 평소 길경님의 블로그를 보면서
산 정보도 얻고 야생화 공부도 한다는 실땅님이 뛸듯이 반가워한다.
산으로 잘잘 쏘다니다 보니 이런 우연도 있다.
동막골에서 빠지면 섭섭한 등산 뒷풀이를 했다.
또 떡볶이다.
어묵까지 넣으니 이전보다 더 그럴듯 하다.
오늘도 맛나게 먹긴 했으나 다음엔 메뉴를 좀 바꿔야할 것 같다.
삼세번은 좀 아닌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