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Book소리

풀씨들~

타박네 2014. 12. 20. 21:58

 

풀씨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이달의 책을 선정해 연천 인터넷방송에 소개하고 있다.

카메라 울렁증이 있는 나와 혜진이를 제외한 회원들이 돌아가며 한다.

중학교 교사였던 경희씨,

배운 도둑질이라고 각본 없이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주저리 주저리 잘도 떠든다.

말하는 폼새는 똑부러지나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일삼오칠구에 허당.

 

올 한 해 풀씨에서 토론한 책들

 

우아한 거짓말 -  김려령

책은 도끼다 - 박웅현

조선왕조실록 - 박영규

다, 그림이다 - 손철주. 이주은

여행 혹은 여행처럼 - 정혜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재밌는 세상 - 빌 브라이슨

풍의 역사 - 최민석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군남 교회카페 빈트리에서 방송 촬영 하던 날.

대체로 이런 날은 책이고 토론이고 나발이고 먹고 마시자 판이 된다.

지정 모임 장소는 전곡 정보도서관 3층 소회의실이지만

가끔은 동네 카페나 거실이 댄스홀만한 경희씨네 난로 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기도 한다..

반백살도 훌쩍 넘은 아줌마가

사탕보다 초콜렛을 술보다 커피를 더 좋아한다 말해도

외계인 취급 안 당해서 좋다, 참 좋다.

이 화목 난로를 들여놓고는 불 피우는 법을 잘 몰라 번번이 집안을 너구리 소굴로 만들더니

희데렐라, 며칠 만에 고구마도 척척 구워낸다.

모피코트 물방울다이아 에르메스가방보다 더 부러운 난로!

군밤 폭발사고!

굽는데 신이난 희데렐라가 왕당구리 밤 한 봉다리를 들고온다.

고구마를 꺼내고 통 안 가득 밤을 꽉꽉 채워넣었다.

왕언니들이 하는 일에 토시달면 버릇없다 한소리 들을까

미니가 조심스레 밤 구울 때는 껍데기에 칼집을 넣어야 해요 한다.

상관 없어,괜찮아!  

얘들이 안에서 꼼짝달싹 못하게 빈틈없이 채우면 된다니까.

내가 단호한 장단으로 북 치자 맞아 맞아, 희데렐라가 맞받아 장구 친다.

어쨌든 그 큰 봉다리 밤을 얼씨구 절씨구 하며 다 쑤셔넣고는

난로가에 둘러 앉아 다시 수다삼매경에 빠졌다.

그리고 펑!

무쇠통 하나가 튕그러져나와 난로에서 제일 가까이 앉았던 나를 덮쳤다.

그 아수라장 속에서 용감하고 희생정신 강한 우리 송반장,

아직 난로 속에 들어있는 남은 밤통을 또 터지기 전에  꺼내겠다 덤벼들고

꺼내자마자 다시 펑! 폭발하고 밤 파편이 사방에 튀고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놀란 가슴 쓸내리고나자 터져나오는 웃음.

죽지만 않으면 참 재밌는 세상이야 하면서.

그날 이후 희데렐라와 나, 연천 덤 앤 더머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