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다롱이에게 가족이 생겼다

타박네 2015. 2. 3. 08:44

 

 

    노란 개나리꽃 퐁퐁 터지던 지난 해 봄,

    새끼 다롱이를 잃고 시름겨워 하던 어미 다롱이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지난 늦가을,

    볕바라기 하고 있는 다롱이 몸이 여느 때와 조금 달라 보여

    주인 할아버지께 여쭸더니

    새끼를 가졌다고.

    애비는 쩌어기~ 

    할아버지가 가리키는 손가락을 따라 급히 시선을 옮겨 봤더니

    체구는 다롱이와 어슷비슷하나 누가 봐도 수컷이요 하게 생긴 녀석이

    골목 끝쯤에서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내며 버티고 서있다.

    다롱이 근처를 배회하는 내가 못 마땅한 거다.

    제 방식대로 사랑을 지키고자 하는 그 모습이 예뻐 얼른 자리를 비켜줬다.

    그리고 며칠이 더 지났을까,

    연탄집 출입문 앞에 깔린 레드카펫 위 털뭉치같이 널브러져

    제 어미와 햇살을 받으며 낮잠에 빠진 새끼 한 마리를 만났다.

    몇 마리나 낳았냐니 저거 달랑 한 마리란다.

    행여 햇볕 가릴까 멀찌감치 쪼그려 앉아

    견공 디오게네스 모자의 따스한 겨울 오후를 한동안 지켜봤다.

    정말 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