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뜨끈 묵밥 한그릇
어제 실땅님이 준 도토리묵 한 덩어리.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을까요? ^^
음주가무만 빼고 다 잘하지만 특히 음식솜씨가 좋은 실땅님.
묵도 잘 쑵니다.
파르르 떨고 낭창거리기가 도도한 평양기생 뺨치게 생겼으면
더 말해봐야 입만 아프죠.
으뜸 중의 으뜸입니다.
오이 쑥갓 넣고 새콤달콤매콤 무쳐도 맛있을 테지만
한겨울엔 뭐니뭐니 해도 뜨끈한 묵밥입니다.
오늘 새벽 헬스장 가는 남편을 따라 일어나
육수를(멸치 다시마 마른표고 파뿌리) 끓였어요.
역시나 솜씨 좋은 님들이 주신 김장김치.
달랑 한 대뿐인 냉장고에 다 넣지 못하고
한 통는 베란다로 쫒겨났는데요.
겨울치고 푹한 날이 계속되니
입덧 시작한 새댁이 딱 먹기 좋게 시큼합니다.
송송 썬 신김치,으깬 두부에 그 둘이 엉겨붙을 정도로만
밀가루를 넣고 되직하게 반죽해 한통 만들어두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어요.
두부를 많이 넣어 찰기가 떨어지므로
한 숟가락씩 떠 동그랑땡처럼 부쳐냅니다.
밥 먹고도 뱃속이 헛헛할 때 간식으로 아주 그만이죠.
오늘은 김치전은 생략하고 고명으로 조금만.
때를 맞춰 이른 아침 한기를 몰고 남편이 들어옵니다.
현미밥 한 주걱에
설탕 참기름 조금씩 넣고 무친 김치 올리고
평소엔 안 하는 짓이지만
깔맞춤 하느라 달걀지단도 좀 곁들였어요.
여기에 펄펄 끓는 육수를 넉넉하게 더하면
별다른 반찬 필요없는 한끼로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