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진달래
꽃동무님이 보내주신 사진과 제가 찍은 사진을 두서없이 함께 올립니다.
실땅님과 저는 어딜 가나 샴쌍둥이처럼 붙어다니죠.
꽃구경이 시들해지면 저는 눈치껏 실땅님을 도촬하고 실땅님은 대놓고 저를 찍습니다.
그리고 가끔 꽃동무님 카메라 앞을 얼쩡거리다 근사한 사진을 얻기도 합니다.
사실 풍경사진 말고는 대부분 근사하진 않아요.
그눔의 고급진 카메라들은 현미경을 장착했는지 떡칠 하다시피한 분장에도 불구하고
세월이 할퀴고 지나간 흔적을 기막히게 찍어냅니다.
아주 냉정하고 잔인합니다.
그렇다고 제 심의에 걸린 사진들을 육두문자에 버무려 쓰레기통에 처박진 않습니다.
따로 마련한 앨범에 고이 보관하죠.
시간이 많이 흐른 뒤 그 비정한 사진들을 꺼내놓고는
이때만 해도 참 젊었어,엥간한 산은 그냥 막 날아다녔다니까로 시작되는
긴 썰을 풀자면 꼭 필요한 증거 자료니까요.
그게 바로 젊은이들이 그토록 무서워하는 납량특집 '왕년에 내가' 시리즈라는 거죠.
같은 똑딱이라도 휴대폰 카메라의 색상이 더 예쁩니다.
어떤 경우에는 선수들도 부러워하는 작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부러움이 진심이었을까요?^^)
인물사진도 말할 것 없이 기막히죠.
이미 반쯤 보정처리가 돼 나오거든요.
타임머신 없이도 원하는 시간까지 세월을 되돌릴 수 있다는 건
거의 기적에 가깝습니다.
해서 폰카보다 더 좋은 카메라는 없다고 봅니다,제가 아는 한.
살다 살다 참 (구라뻥치기)좋은 세상을 다 만났어요.
대견사 풍경
노랑제비꽃
실땅님이 발견한 노랑제비꽃 쌍두화
특이한 개별꽃이라기에 한 장 담았는데 이모양입니다.
고깔제비꽃
참꽃축제 첫날이라고 대견사 마당에 장이 섰습니다.
촐촐하던 참이라 보이는 대로 닥치는 대로 다 사먹고 싶었죠.
흩어진 일행들 생각하면서 부추부침개와 컵라면은 포기했습니다.
대신 실땅님도 나도 좋아하는 비비빅을 샀어요.
딱 그 순간이 꽃동무 한 분에게 포착됐나 봅니다.
비슬산 꼭대기에서 먹는 비비빅 맛을 니들이 알아?
이런 거 한 장은 남겨야지 싶어 아슬아슬한 바위에 올라갔습니다.
네, 저 아직 철딱서니 없습니다.
철들자 임종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도 듭니다.
땡볕에 앉아 먹으니 꿀맛입니다.
아이고, 참내~
비키라고 소리를 치시던가 아예 가운데 세워 주시던가 하시잖고요.
덕분에 저는 꽁으로 대견사 사진을 한 장 얻었으니 불만은 없습니다만.
유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