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9
놀이로 시작한 텃밭농사가 더이상 장냥이 아니게 됐습니다.
날이 무더워지자 풀들은 맹렬한 기세로 영역을 확장합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것도 모른 채 밭고랑에 엎드려 있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신들린 호미질 덕분에 아직은 이기고 있습니다.
기다리던 홍화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시금치며 근대,깻잎 등 잎채소가 풍성합니다.
보기만 해도 배부릅니다.
메리골드 꽃은 염색 재료로 쓰이죠.
넉넉하게 두 판 사다 심었어요.
이미 넘치게 많지만 상추 모종 한 판을 또 심었습니다.
어쩌자고 이러는지 참...
매일 저녁 수확한 채소 봉다리를 둘러메고 돌아다니며
잡솨주실 분들을 찾는 일도 힘드네요.
토마토를 얼마나 잘 키웠는지 지지대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이 기세로 자라다가는 재크의 콩나무처럼 하늘까지 올라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