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쪽염색
실크스카프
홍화와 같은 고랑에서 사이좋게 잘 자랐다.
더러 꽃대가 올라왔지만 아직 잎의 푸른빛이 힘찬 쪽.
잎만 채취해 믹서기에 찬물을 넣고 갈았다.
양파망에 한 번 고운채에 또 한 번 거른 쪽물에 준비한 얼음을 풍덩,
염액이 차가워지면 피염물을 넣고 주무르면 된다.
삼복더위에 이만한 염색이 또 없다.
인디고 염색보다 더 맑고 가벼운 파랑.
생쪽염색은 실크에 적합하다.
홍화농사는 참 잘 됐는데 시기에 맞춰 꽃을 채취하지 못했다.
겨우 한대접이나 땄을까.
메리골드 역시 마찬가지.
풀더미 속에서 웃자라 꽃도 제대로 피지 못하고 비바람에 다 쓰러졌다.
들인 공이 허무하게 완전 망했다.
조심스럽게 내년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