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염색
떡깔나무잎,칡잎,단풍잎,유칼립투스.
칡잎은 잎맥이 보일 정도로 비교적 선명하게 물드나
그 나머지는 형체가 또렷하지 않다.
붉게 물든 단풍잎은 어떨까 모르겠다.
단풍잎 대안으로 환삼덩굴을 생각하고 있다.
에코프린팅 염색에서 유칼립투스는 빼놓을 수 없는 재료임에 분명하다.
유칼립투스를 대신할 염재를 찾고 있다.
꽃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어 편하기는 하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운 게 문제.
한 달 전 쯤 유칼립투스 화분을 하나 구입했다.
잘 키우기만 한다면 반영구적으로 잎을 채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채 한 달을 넘기기 못하고 말라 죽어버렸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곳에서 구입한 유칼립투스 대부분이
다 그런 식으로 죽은 걸 보면
내 개인적인 부주의나 관심부족은 아닌 것 같다.
가지를 잘라 묶어 파는 걸 사러 나갈까 하다가
마른 잎을 이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은 맞았다.
두어 시간 이상 삶으니 생잎이나 마른잎이나 효과는 마찬가지다.
값이 쌀 때 구입해 잎을 말려두면 되겠다.
삶는 물에 유칼립투스 줄기와 양파껍질 조금 철매염제 한 티스픈 정도를 넣었다.
물이 직접 닿은 부분은 거므스름하다.
이전에 한 것보다 전체적인 색상이 어둡다.
씨앗을 매단 홍화가 비스듬히 한쪽으로 드러눕자 쪽들이 뒤늦게 몸집을 키운다.
토마토를 따면서도 이들이들한 쪽 무더기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에라, 모르겠다,오전에 있는 영어회화 수업은 한 번 빠지기로 하고
밭 가장자리 그늘진 곳에 철퍼덕 앉아 쪽잎을 땄다.
나흘 전에 한 생쪽염색에 비해 오늘 건 조금 어둡고 탁하다.
염액의 농도나 온도 차이 때문일 거라 막연히 짐작만 할 뿐.
오늘은 이상하게 두 가지 다 칙칙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