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책
살다 보면 참 신기하다 싶을 만큼 더도 덜도 없이,
그것이 나에게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어느 정도의 역할만 충실히 하고 사라져버리는 인연이 있다.
그런 인연은 붙잡으려 노력해도 잡히지 않는 ,
어쩌면 붙잡으려 할수록 더 많은 상처만 남기는 인연이다.
마치 한여름의 파도와 같다.
......
그저 딱 그만큼의 사람이었던 것이다. 본문74p
선미화/미술치료사,일러스트 작가
출간되기를 기다렸다.
제인 오스틴은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책 표지가 정말, 너무 예쁘다.
빛좋은 개살구라는 말도 있다마는 그건 여기에 들이댈 말은 아니고
보기 좋은 떡 먹기도 좋다거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그런 책이다.
방 한쪽 벽면 포인트 벽지로 써도 좋겠고
봄바람에 살랑대는 쉬폰 원피스 문양이어도 좋을 화사한 꽃그림에 시선이 머문다.
따뜻하다.
원작 못지않게 감동적이었던 영화 오만과 편견,이성과 감성.
영화를 보고나면 다시 책이 읽고 싶어지던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이미 익숙한 두 권의 책 이외의 작품은 아직 접하지 못했다.
어느 날엔가는 표지 감상에서 벗어나 본문을 펼치겠지만
지금은 백만 송이 꽃다발 선물같은 그림 감상만으로도 충분하다.
지난 크리스마스, 남편이 딸아이에게 선물한 책이다.
아직 가져가지 않고 있어 곁에 두고 엄동설한 보일러 대신으로 온기를 훔치고 있다.
1902년 초판이 출간된 이후 1억 5천만부 이상 판매되었다는 베아트릭스 포터의 동화 속 토끼를
나는 수 년 전 플라스틱 접시 그림으로 만났다.
당시에는 이 토끼가 백년의 시간을 달려온 줄 몰랐다.
피터 래빗.
서점에서 정든 친구 이름을 뒤늦게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으로 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