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탄천
Geo Trail 차탄천 에움길(반듯하지 않고 굽은 길)
길을 넓히고 다듬는 공사 중이었던 모양입니다.
오솔길 양쪽으로 소복하게 피어있던 애기봄맞이꽃을 이제 어디서 찾아야할지...대략난감하게 됐습니다.
큰물칭개나물, 한겨울에 볼 수 있는 천변 유일의 초록입니다.
그러고 보니 고인 물이 얼지 않은 것도 신기합니다.
고라니 발자국일까요?
콩콩콩...발자국 끝난 지점이 하필이면 얼음이 녹아 구멍난 자리입니다.
님아, 그 강 건너지 마오...
공무도하가 첫 소절을 떠올립니다.
끝내 빠져죽었나봐.
제 혀차는 소리를 듣던 눈 밝은 실땅님이 아니, 건너편으로 발자국이 이어졌어.
무사히 건넜네.
그제 저녁 무렵 진종일 오락가락 하던 비는 진눈깨비가 되고 늦은 밤 다시 싸락눈으로 내렸죠.
마른 눈과 얼음으로 덮힌 돌다리를 두둘겨보는 실땅님.
하얀 도화지를 발견했으니 낙서 좀 하고 갑니다.
눈밭에서 이거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실땅님한테 인증샷 한 장 부탁했죠.
멋질 줄 알았거든요.
아이고,이런 걸 원한 건 아니었어요.
설원의 낭만적 풍경을 기대했건만 결과는 얼음판에서 동사한 시신 한 구.ㅠㅠ
발 아래 얼음이 제법 단단해 보여 용소 가까이 다가갑니다.
반 쯤 갔을까,쩡~ 하고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혼이 먼저 달아나고 뒤따라 두 발이 냅다 뛰었죠.
눈이 쌓여 언 바닥이 보이지 않는 강은 위험합니다.
믿음 강조하는 오빠들 만큼이나.
에움길 안내 표지판에는 산철쭉,나도국수나무가 차탄천 대표식물로 기록되어 있더군요.
만약 제게 물었다면 여기,이 꽃자리에 흐드러지게 피는 포천구절초와 강부추를 추천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