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저 멀리 자유의 여신상

타박네 2017. 12. 12. 00:15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의 상징이죠.

      가까이서 보고 싶으냐 동생이 묻더군요.

      제 대답은 변함없습니다.

      아니, 너만 보면 돼.

      사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봤습니다.

      이제껏 본 것만으로도 머리 속은 뒤죽박죽,네 맛도 내 맛도 아닌 짬뽕 사발입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나 지식 없이 무턱대고 떠난 여행이었어요.

      오죽하면 일정표조차 제대로 읽지 않았으니까요.

      보이는 게 많지 않으니 감흥도 떨어졌죠.

      아는 게 없어 좋았던 것이라면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

      무진장 억울하거나 서러운 일이 생겼을 때 목놓아 울기 딱 좋을 나이아가라 폭포 말고는

      마땅히 기억의 저장고에 넣고 싶은 풍경은 없었습니다.

      따로 메모조차 하지 않아 담아온 사진을 풀어 놓으면 

      여기가 미술관이었는지 무슨 대학이었는지 헷갈릴 것도 뻔했죠.

      억지로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새록새록 떠오르는 건 웅장하거나 고풍스런 건축물이 아닌

      단풍 고운 공원을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던 노부부,

      다 먹으면 배가 터져 죽을 것 같았던 햄버거 셋트,

      거의 하루 한 번은 본 것같은 무지개,어깨동무를 하고 앞서 걷던 동생부부의 뒷모습...

      이런 것들입니다.

      그렇다면...자유의 여신상은 페리를 타고 먼발치서 보기로 하자 합니다.

      Staten Island Ferry

      맨해튼과 스테튼 아일랜드를 30분 간격으로 24시간 운항합니다.

      무료라는 말이 금상첨화,기분좋게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