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와 풍경

직탕폭포,산철쭉

타박네 2018. 5. 8. 21:30

철원의 나이아가라 폭포.

오래 전 야생화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강을 가로지른 폭포의 너비는 제법 근사했으나

짤뚱한 물줄기는 물 좀 좋다는 계곡 어디서나 흔한 것이어서

빅토리아,이구아수와 더불어 세계 3대 폭포의 하나인 나이아가라라니...

피식 웃음이 났었다.

허풍스럽고 재치있는 누군가 불콰하게 술 한 잔 걸치고 나서

지어붙였으리라 나름 단정지었다.

이름 앞에 한국의 마더 테레사라던가 빌 게이츠

혹은 브래드 피트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과 같은 의미겠지만

억지스러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직탕폭포에 산철쭉이 만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고도 한참이 지났다.

그 사이 이쪽에는 두어 차례 비가 내렸다.

따로 물을 더 대지 않고도 벼를 심을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강물 몸집을 키우기엔 충분한 양이었던지

폭포 근처 난간이 없는 다리에 이르자 우레와 같은 물소리가 귀를 먹먹케 했다.

아직도 붉은 산철쭉 가까이에 앉아

흰 포말을 일으키며 거침없이 떨어져내리는 물줄기를 보았다.

순간 경이로울 정도로 거대한 풍경이 발 아래 펼쳐진 듯 했다.

제법 장엄했다.

변치 않는 것,영원한 것이 없는 자연의 얼굴은 때와 시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오래 전 태봉교 위에서 바라본 폭포의 모습과 사흘 전의 모습은 분명 달랐다.

어쩌면 보는 이의 시선이 달라졌을 수도.

어쨌든,실제로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고 온 입장에서 한 마디 하자면

철원의 나이아가라...납득 못할 별칭은 아니라 본다.

세상사 일체유심조 아니던가.

하지만 굳이 나이아가라를 들먹일 이유는 없어 보인다.

직탕폭포라는 이름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연천 느티나무 가로수.

지금이 딱 예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