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강나룻길

연강나룻길(7)

타박네 2019. 3. 3. 23:33

         광덕산에서 반나절 노닐다 온 뒤로 기침이 심해졌다.

          해서 오늘로 계획했던 고대산 산행은 일찌감치 취소했다.

          감기 후유증이라기 보다 어쩐지 미세먼지 탓인 것만 같아서.

          비가 내리거나 말거나 천둥 벼락이 치거나 말거나

          일기예보 개무시하고 다니던 내가

          요즘 눈 뜨면 휴대폰 열고 확인부터 한다.

          또 미세먼지 나쁨,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지난 겨울,삼한사온 공식이 무너지고 삼한사미였다고?

          새봄 돌아왔으니 이제 그만 좋은 일 적선한다 치고

          추위와 함께 미세먼지도 좀 거둬갔으면.

         

          꽁으로 먹은 나이 아니라고 늙어가며 아니 누구 말로 익어가는 사이

          시나브로 긍정적 인간으로 변모해가는 나,

          최선이 사라지면 곧바로 차선을 찾는다.

          아늑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의 토마토 파스타와

          영화 관람으로 흡족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어제 저녁,

          취소된 최선의 산행을 대신할 짧은 트레킹 코스가 뭘까 곰곰 궁리했다.

          내산리 임도,고대산 임도,차탄천 주상절리길...

          뫼비우스 띠마냥 걸어도 걸어도 그 자리인 것처럼

          착각 착시에 빠지게 되는 임도를 짧은 트레킹 코스에 넣은 건

          내가 원하는 시간만큼 걷다가 돌아오겠다는 의미지

          절대 길의 총 길이를 말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곳들은 차차선에 해당되는 모양이다.

          결론은 버킹검,차선은 역시 연강나룻길.            

           실짱~~~~

          얼음이 녹기 시작한 강 건너편에 아직 떠나지 않은 두루미들이 보인다.

           여덟 마리.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봄은 봄인가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