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강나룻길
추워도 좋아, 연강나룻길
타박네
2021. 1. 3. 19:40
어제는 추웠다.
더이상 구라청이 아닌 기상청 예보는 한낮 기온 영하4도.
늘 그렇듯 대자연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불완전한 생물 인간이,거기다 이미 작고 수족냉증병까지 앓는 나란 인간이
체감하는 온도는 영하 20도쯤.
모진 강바람 때문이다.
그럼에도 줄기차게 이 길을 걷는다.
꽃 없는 겨울 놀이터치고 이 보다 더 멋진 곳을 나는 아직 모른다.
언듯 보면 늘 똑같은 풍경같지만
그 안에서 다른 그림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꽤 가까운 거리였다.
이틀 전에 보이지 않던 염소들이다.
다시 보니 어찌나 반가운지.
두루미 가족의 멋진 비행을 볼 수 있었다.
바람을 타고 유영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진정한 아름다움이 마음 속에 스며들 때 그렇듯 눈물샘이 잠시 출렁거렸다.
우리가 넋을 놓고 보고 있다는 걸 마치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한참을 그렇게 날았다.
유조를 포함한 세 마리를 다 담은 사진도 없고 그나마 모두 거무튀튀하다.
다음부터는 쓰잘머리 없는 이따위 사진 욕심내지 말고 조용히 바라보는 걸로.
신혼이냐?
꽁냥꽁냥이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