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와 풍경

수원산,앵초

타박네 2021. 4. 19. 16:40

제아무리 앞동산 뒷동산이라 해도

만만하게 보는 순간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그걸 뼈저리게 경험한 날.

해발 1300미터 험준한 산을 겁없이 오르내렸던 날보다

곱절은 더 힘들었다.

배려 없는 날씨도 한몫했다.

가까스로 앵초밭에 들어섰을 때는

천둥 소리와 함께 진눈깨비인 듯 자잘한 우박인 듯한 게 내렸다. 

물론 일기예보에 비소식을 듣기는 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장애는 가소로울 만큼 기억 속의 이 산은 순했다.

기억이 왜곡되었는지

길을 헤맨 탓인지

지난 해에 비해 많이 보였던 멧돼지 흔적 때문에

지레 겁 먹고 긴장했던 탓인지

한 번 더 가서 확인하고 싶지만...

관둘란다.

뒤늦게 달려와 구조의 손길을 주신 꽃친님께 감사드린다.

 

매화말발도리

 

 

 

 

 

 

 

홀아비꽃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