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공예
상 받았다!
타박네
2010. 6. 10. 20:56
용인시 농업기술센터가 주최한 '규방공예공모전'에서
열두조각보 모음이 장려상을 받았다.
상장이라곤 받아본 기억이 없는 인생을 살다보니 얼떨떨하기만 하다.
학창시절 껌 좀 씹고 침 좀 뱉고 다닌 '빽바지언니'까진 아니었지만
은근한 불량기가 있었던지 남들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그 흔한 개근상장도 없다.
딸아이 앞에서 나발 불며 자랑할 일은 아니다만.
어쨌든 나는 개성과 창의성을 무시한 획일적이고 융통성도 없고 틀에 박힌 공교육의
최대 피해자라고 지금까지 벅벅 우기며 살고 있다.
책상머리에서 오로지 공부 없는 세상을 꿈꾸며
동공을 풀고 먼 산만 바라본 나 같은 학생에게도
인간적으로 '출석상' 하나쯤은 줬어야 한다고 본다.
앗! 삼천포로 빠졌다.
그건 그렇고,
그래서 오늘 상장이 떡허니 소포로 왔는데
봉투를 아무리 뒤적여 봐도 달랑 상장 하나뿐이다.
살짝, 아주 사리살짝 서운하다.
오늘 독지사 회원들과 점심을 먹은 레스토랑처럼.
( 원두가 족욕만 하고간 것 같은 밍밍한 커피라도 디저트로 나올 줄 알았건만)
동네는 작고 소문은 바람보다 빠르다 보니
예서제서 짬뽕을 사라느니 하나뿐인 턱을 뽑아내라느니 아우성인데
그 입들을 무엇으로 어찌 막아야 할런지, 원.
이러면서 자랑질이다.
상 받은 열두 조각보
오색천을 휘감고 있는 서낭당 나무를 떠올린다 해도 할 말이 없다.
수일 전 출품작들을 엽서로 제작해 보내주긴 했다.
이 노방조각보도 이번에 출품했는데 상은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