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고대산(2)
꽃나무가 보일 때마다 물참대냐 말발도리냐 입씨름.
그만 따지고 걍 물발도리라 합시다.^^
어쩌다 하나씩 보이는 민백미꽃은 산이 높아 그런지 아직 개화 전.
지난 산행에서도 길을 막고 선 뱀 한 마리를 만났었다.
발로 땅을 쿵쿵 치며 비켜달라 소리쳐도 꿈쩍 않길래
어쩔 수 없이 스틱으로 밀어내야 했다.
이번엔 제법 큰 녀석인데 겨우 비킨다는 게 길 가 바위 틈.
미안하다, 일광욕 방해해서.
찐 첫사랑 큰앵초.
곰취 잎 크기가 자동차 핸들 정도? 대략 지름 40cm? 그 정도로 보였다.
이런 거 채취했다간 산신령이 노하겠어요.
부디 살아남아 꽃 피우라 치성이나 드리고 갑시다.
그리고 꽃 보러 다시 옵시다.
가뭄에 콩나듯 있는 참나물 뜯던 언니님이 그럼 그럼,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 일 안 하고도 마치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한 양 가슴이 벅차올랐다.
크기 비교샷 한 장 남기려 배낭을 옆에 세우다 그만 아래쪽 잎 귀퉁이가 잘렸다.
으악,어떡해!
할 수 없지 뭐,먹어야지.
그냥요?
사람 속이 더 더럽지.
그건 그래요.
손바닥만하게 잘린 잎을 반으로 찢어 내밀었다.
연하고 향기로웠다.
정말 고의는 아니었다.
불편한 동거
삼각봉에서 레일을 따라 임도로 하산.
심심찮게 보이는 바위말발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