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박타박 걷는 길

경기둘레길 12코스

타박네 2022. 5. 25. 06:02

      신탄리역에서 내산리 삼보쉼터까지 거리가 16.3km,

      걷는 사람에 따라 소요 시간은 4시간 30분에서 6시간 정도.

      대충 알겠는 길이라 걷고 싶은 만큼 걷다가 되돌아 나오기로 했다.

      차는 쉼터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식당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군부대 옆과 마을을 지나는 길 중간중간 공터가 있어

      주차가 가능했는데 그건 미처 몰랐다.

      사실 이 길을 걷는 사람들 대부분은 타지 분들이어서

      거의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데다

      거리도 만만치 않아 되돌아 오는 것보다 그대로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알려진 것에 비해 참 불친절한 길이다.

      가끔 매달린 리본끈조차 사람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초반부터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잠시 망설였다.

      가 보면 알겠지, 뻔하겠지 만만하게 생각한 걸 후회한 순간.

      선 자리에서 검색할까 하다 근처 주민께 물어보고 화곡마을로 들어섰다.

 

 

 

 

      여기서 임도에 올라서기까지는 불친절의 끝판왕.

      길지는 않지만 의지할 데 없는 급경사다.

      둘레길 이름 무색하게 초반 혹은 마지막에 심하게 당황하셨을 객들 생각하니

      내가 다 미안할 지경이다.

      줄이라도 하나 매달아 줬으면 하는 간절한 심정.

       멸가치 속 영아자

 

 

 

 

 

 

 

      대광봉 정자

        고대산 정상

       어느 만큼 가겠다 정한 바는 없으나 여유 있게 출발했으니

       상승역까지는 보고 오지 않겠나 싶었다. 

       아쉽지만 그 전에 발길을 돌리는 걸로.

       모퉁이 돌아서면 이전과 비슷한 풍경,

       무한 반복되는 데자뷰 현상에 지칠 즈음 시간을 보니  4시간 걸었다.

       한눈팔지 않고 걷기만 했다면 그리 걸리진 않았을 터.

       하긴 한눈팔지 않으면 또 무슨 재미.

 

 

 

 

 

 

 

       이 가뭄에도 흐르는 골짜기 물을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손만 씻을 때는 시원하더니 발을 담그니 시리다.

       세상 부러울 거 없고 세상 살 것 같은 기분.

       세상 부러운 거, 세상 더러운 기분이 이 길 밖에서 딱 기다리고 있겠지만

       케세라 세라!

     임도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입구 표시인데 넋놓고 걷다 보면 놓치기 십상이다.

     누군가 길바닥에 만들어 놓은 나무막대기 이정표가 눈물겹다. 

     곧바로 내려가지 않고 조금 더 진행해봤다.

     냉탕 족욕으로 피로를 반쯤 풀어 가능했다.

     대략 20Km? 주먹구구식이라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과 다리 피로도로 측정해본 결과다.

     8시간 걸었다.

 

     화곡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