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공예
바느질을 하며~
타박네
2011. 4. 17. 15:25
창가리개 (노방. 옥사)
더없이 냉정하게 잘려지거나
이제 운명조차 어쩌지 못할 질긴 실로 이어지는
조각천을 보면서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생각한다.
한땀한땀 그 단순하고도 반복적인 손가락의 움직임은
기도가 되기도 한다.
무념무상,
진공청소기가 지나간 자리마냥
티끌 하나 없이 말간 영혼의 자유를 느끼기도 하고
오욕칠정,
더러는 버리지 못한 내안의 욕망이 바늘땀을 어지럽히다
기어이 손톱밑을 깊이 찌르는 고문을 하고 마는데
그럴때면 졸다가 된통 죽비를 얻어맞은양 화들짝 놀라기도 한다.
그리고 마침내 일체유심조.
말은 참 쉽다.
꼭 무엇을 만들어야할 필요는 없다.
나는 간절한 기도를 하고 싶을 때 바느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