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본원사 (연천군 전곡읍)
이 절은 돌아가신 시어머니와 인연이 깊고도 오랜 절이다.
나야 뭐 일 년에 딱 두번,
절에서 성지순례라는 이름으로
전국 각지에 있는 유서 깊은 사찰을 방문할 때
슬몃 불자인양 끼어들어 따라다니는 게 전부지만.
절을 담장 하나 사이로 바로 옆집에서 신접살림을 시작했고
절 마당에서 딸아이가 뛰놀며 자란 이유로
이곳 스님들과는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그렇게 오랜 인연에도 불구하고 초파일 법회에 참석 한 것은
이번이 처음.
가몬팁이 절에서 수여하는 장학금을
아들 대신 받게 되어 함께 동행한 것인데
필요할 때만 얼굴을 삐죽 내미는 것 같아 어찌나 송구하던지.
본원사에서는 이 지역에 있는 노인 요양시설에
다방면에 걸친 지원과 봉사를 하고 있으며
최근엔 다문화 가족들에게도 아낌없는 후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출산을 한 가정에 기저귀를 무상 지원하는 것.
사실 아기를 키우다보면 기저귀 값이 만만한 게 아니다.
그렇다보니 아기엄마들에겐 가뭄에 단비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젠 제법 널리 알려져 많은 엄마들이 나들이 삼아 절을 찾아와
스님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기저귀도 받아가곤 한다.
올 해 처음으로 다문화 가정의 자녀에게
학비까지 지원한단 말은 들었지만
그 혜택이 가몬팁에게 돌아올 줄이야.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가서 축해해 줘야 마땅한 날이다.
본원사 부설 '본원 유치원' 원생들의 합창.
우리 피오나의 까마득한 후배들이다.
피오나가 본원 유치원 2회 졸업생이던가?
오래전 꾼 꿈처럼 까마득한 옛일이다.
본원사 마당에서 이 민들레 씨앗을 어찌해야 하나
고민중인 아기 피오나.
걸음마를 시작하던 봄 어느 날.
입고 있는 빨간 치마는 주지스님이 사 주신 것인데
피오나가 무척 좋아했다.
초록색 카디건은 그 당시 본원유치원 원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