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인디언들은 11월을 이렇게 부른다
물이 나뭇잎으로 검어 지는 달 (크리크 족)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 (체로키 족)
어린 곰의 달 (위네바고 족)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아라파호 족)
지난달과 별 차이 없는 달 (앨곤퀸 족)
샛강 가장자리가 어는 달 (샤이엔 족)
많이 가난해지는 달 (모호크 족)
여름내 재잘대던 잎들을 떨구고
비로소 영혼의 안식을 얻은 나무들이
죽음보다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드는 깊은 가을,
참을 수 없는 슬픔으로 눈물 흐르게 했던 이 책을 만나 다행이다.
그 눈물이 따뜻해서 행복하다.
곳간 가득 볏섬 쟁여놓고,
땔감 산더미 같이 쌓아두고도 마음 한켠이 시린 이가 있다면
이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들여놓을 차례다.
월동준비로 이 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부모를 잃은 다섯 살 '작은 나무'가 인디언 체로키족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자연을 경외하고 작은 것으로도 큰 행복을 느끼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는 이야기.
실제로 체로키 인디언 혈통의 할아버지 영향을 받으며 자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꿀벌인 티비들만 자기들이 쓸 것보다 더 많은 꿀을 저장해두지...
그러니 곰한테도 뺏기고 너구리한테도 뺏기고...
우리 체로키한테 뺏기기도 하지.
그놈들은 언제나 자기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쌓아두고 싶어하는 사람들하고 똑같아."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사랑과 이해는 같은 것이었다.
할머니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랑할 수 없고,
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더더욱 없다.
신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하시곤 했다."
"가을은 죽어가는 것들을 위해 정리할 기회를 주는,
자연이 부여한 축복의 시간이다.
이렇게 정리해나갈 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했어야 했던 온갖 일들과...
하지 않고 내버려둔 온갖 일들이 떠오른다.
가을은 회상의 시간이며...
또한 후회의 계절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하지 못한 일들을 했기를 바라고...
하지 못한 말들을 말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