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마음 훌훌 털어버리기.
계급장, 완장 떼고 보기
돈, 벼슬, 빛나는 가면, 나이,모두 벗기고 다시 한 번 보자.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삶의 무게에 그도 지치고 두렵다.
외로움 덕지덕지 들러붙은 뒷모습까지.
너도 별 수 없구나. 이 가련한 인간아!
어쩌다가 지구상에 달랑 그 놈하고 나 하고 둘만 남게 되었다고 상상해 보자.
완전범죄의 기회는 이때다 보내버려?
아니, 미워는 커녕 어쩌면 상대의 성별과 상관없이
진심으로 그 웬수를 서서히 사랑까지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나 남은 그 인간이 하필이면 네가 제일 경멸해 마지않는
고도밉상이라 해도.
멸종위기 인간,
얼마나 안타깝고 귀한 종자냔 말이다.
그러려니 하기
생겨 먹은 게 본래 그려려니,
일억오천만년 전에 태어 났어도 당장 다음 생에 환생 하더라도
한치가 아니라 닷푼도 틀림이 없는 딱 지금 그대로의 모습.
그러니 네가 뭘 더 어쩌랴,
고대산 너럭바위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 모습 그대로 그러하듯
그러려니... 하는 수 밖에.
떡 하나 더 주기
내미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겠지만 혹여 내가 인색해 서운했더냐,
삼단같이 늘어진 미운털의 자양분이 바로 나였던 것이냐...
떡 하나 더 주라는 조상님들의 깊은 뜻을
네 안에서 한 번 찾아 보자.
마지막으로 미워서 네가 죽겠거든 복수하자.
초상화 그려 벽에 붙이고 독화살 쏘기,
짚풀 인형 만들어 바늘 꽂기,
용한 무당 불러 저주굿 하기 등
적극적 복수부터
빨간펜으로 그 웬수 이름 쓰기,
커피나 물에 침 뱉아 갖다 주기,
소심한 복수까지 종류는 다양하다.
허나 이 모든 건 너무 피곤하다.
가장 잔인한 복수는 잊는 것.
기억에서 깨끗하게 지우는 것.
이제 넌 내게 없는 사람이다.
삭제...
가라, 인연 없는 곳으로.
누군가가 미워서 밤마다 맷돌인양 이를 득득 간다는 **아!
달콤작렬 초코렛잼과 소 뒷걸음질에 파리 잡는 격으로 얼떨결에 얻어걸린
블루마운틴 스틱 원두커피
그리고 고구마 탈을 쓴 유전자 재조합 옥수수 과자가 준비되어 있다.
언제든 오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