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배우기
연천농업기술센터에 민화를 배우고 있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으면서 또 삽질이냐? 하겠지만,
가만 돌이켜 기억의 오랜 저편부터 더듬어 보니 중구난방 삽질에도 나름의 일관성은 있었던 것 같다.
꽃을 말려 장식을 하는 압화(꽃누르미)를 배우면서 시작된 꽃과의 인연.
그 다음엔 꽃을 먹어보면 어떨까 하고 한동안 산과 들을 쏘다니며 꽃차 만들기에 열을 올렸고
그렇다면 이번엔 꽃으로 물을 들여볼까? 하고 입문하게 된 게 천연염색.
하다보니 그 수 많은 꽃들의 이름이 궁금지더란 말씀. 그래서 야생화도감 사들고 다니며 공부하는 시늉도 좀 했고
얼마 전부터는 벼르고 벼르던 꽃자수와 함께 꽃그림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건 꽃 때문이다.^^
서울에서 오신 선생님께 한지에 아교풀 먹이는 법을 배우고 있다.
민화란, 조선시대 서민들의 생활모습이나 신앙, 전설 등을 소재로 하여
주로 생활공간을 장식하기 위해 그린 실용적인 그림이다.
조선 후기 특히 일반 백성들의 그림으로 유행했다.
대부분 그림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무명화가들에 의해 그려졌으며 화가의 낙관이 없는 게 특징.
도안(본)을 대고 밑그림을 그린 뒤 채색을 하는 단순한 작업인데도
선을 그릴 땐 수전증 환자처럼 손이 후덜덜 떨려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겨우 그린 첫 작품 '까치 호랑이'
암수바위 두 짝의 이 그림에선 나비가 너무 어렵다.
오늘 끝내려고 아침부터 센터에 죽치고 앉아 종일 붙들고 씨름을 했더니 으슬으슬 몸살 기운이~
누가 시킨 일이 아니라 원망할 데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