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와 풍경

고대산 천상 화원

타박네 2013. 4. 28. 11:12

꿈을 꾸는 게 아니라면

드디어 내가 죽어 고향별 천상의 화원에 도착한 게 아닐까 싶었다.

올망졸망한 작은 꽃들이 들려주는

길고 지루했던 지난 겨울 이야기로 소란스러웠던 산길을 지나고

미치광이풀이 점령한 계곡을 따라 오르기를 두어 시간,

눈 앞에 펼쳐진 드넓은 꽃밭은 이 세상의 풍경이 아니었다.

 

눈길 닿고 발 딛는 곳마다 복수초며 노루귀, 노랑제비꽃과 얼레지가 흐드러졌다. 

날개도 없고 공중부양도 안 되는 무거운 몸뚱이를 원망하며

어쩔 수 없이, 할 수 없이 사뿐사뿐 즈려밟고 걸음을 옮기는 수 밖에. 

 

처녀**만 빼고 다 있다는 큰시장을 방불케 하는 천상의 정원을 거닐며 문득,

이 순간과 복권당첨을 행복저울에 달면 과연 추는 어느 곳으로 기울까.

이른 봄 만날 수 있는 복수초 노루귀부터 얼레지 마담까지

그야말로 실속 넘치는 야생화 종합선물 셋트를

기꺼이 내게 주신 높은 곳 그 분의 의도가 느닷없이 궁금하다.

구차스런 현실에서 탈출할 유일한 기회,로또복권.

이쯤이면 허무맹랑한 그 세속의 욕심을 내려놓을만 하지 않겠느냐는 무언의 회유인가.

 

 

 매화말발도리와 벌레집

 

 

산누에나방 애벌레집

 

 방구버섯

 

 

 

민둥뫼제비꽃

 

 

 

 달래

 

 

 삿갓나물 군락

 

 

 미치광이풀

 

 

 

 

 

 

 노루귀

 

 

 

 

 

 

 

노랑제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