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오늘 같은 날
타박네
2014. 8. 6. 10:20
엊그제
하늘이 낮게 내려 깔린 오늘 같은 날을 나는
아침 굶은 뒷방 시엄니나 잔뜩 골이 난 안방 며느리에 비유하곤 한다.
우르렁 대거나 쿵쾅 거리거나 쏴아 하고
한바탕 지랄염병난리부르스가 나기 전 고요의 중압감은
맷돌을 가슴에 얹고 누운 것과 같다.
우주의 기운과 천지자연의 조화 따위는 무시하고 살던 젊은 시절과는 달리
이제 조석으로 하늘 눈치를 살피는 나이가 됐다.
눈이 살핀 정보가 머리에 도달하기도 전
몸이 먼저 알아채고 앓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돌아갈 때가 되어 간다는 뜻일 것이다.
묵은김치 한 포기 꺼내 숭덩숭덩 썰어 김치부침개 반죽을 해야하나...
커피잔을 건네 줄 적마다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맛있게 마시는 법에 대해 충고하는 걸 잊지 않는 바리스타네 카페
한쪽 구석에 앉아 바느질이나 할까,
총 한 번 잡아보지도 못한 여자들 모아놓고
고비고비 치뤄낸 산전 수전 공중전 무용담이나 질펀하게 풀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