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독자매

가몬팁 기다리다 목 빠질 뻔~

타박네 2014. 8. 18. 23:08

날을 잡은 건 가몬팁이었다.

가몬팁을 한 번 만나려면

기본적으로 서너 번 스케줄을 확인하고 다짐 받아야 한다.

수영씨는 근무하는 다문화센터에 오후 시간 휴가를 신청했으며

파롱이는 준호를 어린이집에 맡겼고

특별히 하는 일은 없으나 특별한 일을 하는 사람들보다 더 바쁜

나를 비롯한 백수들도 기꺼이 오늘 하루를 비웠다.

그런데 정작 주인공 가몬팁이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 엑스트라들은 수레울 아트홀 안에 있는

카페 네오에 모여 앉아 주인공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빛뚜엔이 시름에 지친 우리 모습을 찍어

빨리 오라는 독촉용으로 가몬팁에게 보내자 한다.

수영씨 딸 혜령이가 카메라를 잡고 감독까지 하며 담은 사진이다.

엑스트라들 치고 연기력 한 번 끝내준다.

특히 고뇌하는 야스꼬, 헐리웃이나 충무로가 놓치면 아까울 재능이 보인다. ^^

이 사진을 전송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헐레벌떡 가몬팁이 달려왔다.

얼마나 급했으면 택시까지 불러 타고.

연천 수레울 아트홀 옆 느티나무 가로수

사실 기다리는 동안 혜령이 댄스 공연 보느라 지루한 줄 몰랐다.

혜령이는 가수가 되고 싶다 하고 수영씨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춤 실력을 보면 하고도 남을 듯!

그새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우리 준호.

풍선 왕관 쓰고 엑스칼리버까지 짠~ 들고 나타나더니  

곧바로 만만한 싹인 왕이모 공격에 들어간다.

오늘 나는 준호왕자 공격을 받고 수백 번 죽었다 살아났다 했다.

아쉬운 빠이빠이~~~

동남아시아 채소 농사 짓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지디엠이

저를 대신해 채소와 과일을 보냈다.

얼마 전에도 이렇게나 많이 바리바리 싸 보내더니

오늘 또...

말린 은이버섯(흰목이버섯)은

여름방학 동안 중국 외갓집에 머물렀던 혜령이가 가지고 온 것.

수영씨 친정어머니께서 손녀 편에 보내주셨다.

은이버섯은 물에 불려 샐러드를 만들어 먹거나 초무침을 해 먹으면

아닥아닥 씹는 식감이 참 좋은 버섯이다.

 

원기 회복에도 좋지만 특히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중국의 대표 미녀,서태후와 양귀비가 즐겨 먹었다고.

은이버섯 요리는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후다닥 여주 볶음을~

여주는 쓴맛이 강한 채소다.

야스코와 나를 제외한 동생들은 이 쓴맛에 익숙해 날것 그대로 먹기도 한다.

평소 쓴 나물이라면 없어 못 먹는 나지만 이 생소한 채소에는 선듯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쓰다고 다 같은 쓴맛은 아닌지 씀바귀 고들빼기와는 어딘가 모르게 다르다.

지디엠에게 물어보니 소금물에 한 30분쯤 담궈두면 쓴맛이 많이 빠진다 한다.

속을 긁어내고 얍실하게 채썰어 소금물에 절인 여주를

기름 두른 팬에 다진마늘과 함께 볶았다.

양파나 피망 풋고추 등 있는 채소들을 추가해도 좋을 것 같다.

여주가 익을 무렵 미리 풀어둔 계란을 넣고 뒤적이며 함께 볶는다.

계란이 쓴맛을 중화시킨다고.

보통 계란 대신 돼지고기를 이용한다는데

남의살 안 먹는 걸 아는 지디엠이 알려준 또 다른 요리법이다.

소금 간 하고 후추가루 조금 참기름 찔끔 넣고 깨소금 훌훌 뿌리고는 마무리 했다. 

의외로 먹을 만하다.

저녁에 카레를 먹는 중간중간 한두 점씩 집어 먹으니 싸브름하니 입맛을 돋운다. 

http://blog.naver.com/diem12/220029612944    

지디엠 농원으로 동남아 채소 구경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