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구절초
하늘이 맑아 저 멀리 산 능선이 제 모습을 드러내고
꽃이 조금 더 싱싱했더라면,
그리고 좋은 장비를 들고온 진사님이
딱 이 자리에 엎드려 담았더라면...하고 상상해 본다.
꿩의비름
정상에 닻꽃은 지천이나 이미 다 시들었다.
정상 표지석이 없어 순간 당황했다.
누군가 꺽어 길가에 버린 꽃을 주워들고 휴대폰 카메라에 담고 있는
꽃보다 예쁜 실땅님 딸.
터널 근처 공원에서 국물 떡볶이로 화끈한 뒷풀이를 했다.
마트에 파는 즉석 떡볶이 두 봉지에 머리통만한 양파 하나
숭덩숭덩 썰어넣고 삶은 달걀 일곱 개 퐁당.
즉석 떡볶이의 화룡점정 라면스프 넣고 마무리.
바리스타 타박이 추천하는 오늘의 커피는,
맥심봉다리 세 개와 카누 한 봉다리를 섞어
양은냄비에 바글바글 끓인 잡탕커피다.
이건 끓이면서 조금씩 국자로 퍼먹어야 제맛이다.
겨울 산행 뒤 특히 제격이다.
목젖 화상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