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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와 풍경

고대산, 병아리난초

by 타박네 2017. 7. 17.

   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하니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루종일 열두 번 마음이 변했더랬지요.

   카도쉬에서 실땅님 퇴근 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남편과 카도쉬사장이 번갈아 말립니다.

   이 장마통에 산행이 웬말이냐는 겁니다.

   그 사정은 남사정이고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므로

   이렇다 저렇다 대답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죠.

   실땅님이 카페문을 열고 들어서며 가자! 합니다.

   짧은 한 마디는 1%망설임, 의심도 없이 단호합니다.

   그러면 가는 겁니다.

   도중에 갈등은 조금 있었죠. 

   비를 만난 대광리쯤에서 한 번,등산 중에 또 한 번.

   북쪽 하늘를 짓누르고 있는 먹장구름에 겁 먹고 차 돌려! 했다가

   삼수갑산을 갈 때 가더라도 일단은 가고 보자 한 곳이 대광리.

   목적지까지 거지반 올랐구나 하며 반쯤 안도하던 고대산 3코스 나무다리 근처.

   어렵게 먹은 마음과 걸어온 길이 아까워 비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다시 출발하면서도

   속으로 이게 미친 짓이 아니면 뭐겠냐 했지요.

   다행히도 그 이후엔 비를 만나지 않았습니다.

   길경님 덕분에 코딱지만한 병아리난초와 정말 쉽게 상봉할 수도 있었구요.

   감사드립니다.

   실땅님이 병아리난초와 원없이 회포를 푸는 사이 저는 폭포로 내려가 땀을 씻었습니다. 

   천둥소리와 함께 거침없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는 장관이었죠.

   산객 두 분이 오시기 전까지 그야말로 홀로 전세를 내고 놀았습니다.

   뭐... 좀 ...하늘나라 선녀가 된 기분도 들고 그랬습니다.

   선녀가 꼭 젊고 예쁘란 법도 없고 날개옷이 필수품목도 아니고 말이죠.

   남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가끔 미칠 필요는 있어요.

   미쳐야 미친다잖아요^^      

 

 

 

               배배 꼬이진 않았으나 어찌나 반갑던지요.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못 보고 지나가나 했던 꽃 중의 하나였거든요.                       

 

                 으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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