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교육 세 번째 날
가마에 굽기 전 모습.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신기하게도
모두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 낸다.
자기의 이미지처럼 단아한 왼쪽의 야스꼬 작품과
밝고 화사한 오른쪽 파롱이 작품.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살짝 훈수를 둔 멜시의 작품.
본인의 생각도, 보는 나도 정말 대책이 없어 보였는데
완성된 모습은 오늘의 대박 작품!
마치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로 환골탈태한 듯.
이런 소소한 경험에서도 느끼게 된다.
이래서 끝날 때까지 끝날 게 아니다..
잠시 머리를 맞대고 완성한 합동 작품 하나로
멜시와 십 년 지기처럼 순식간에 정다운 사이가 됐다.
완성된 작품들.
얼렁뚱땅 만들어낸 지난번 물고기 휴대폰고리와는 달리
이번엔 색상 선택도 디자인도 엄청 신경을 썼건만
졸작이 되어버린 밤색끈 두 개.
그림으로야 뭐 그럴듯해 보이지만.
(내 솜씨를 믿은 어느분의 부탁으로 만든 하나와 내 작품.
연두색 끈은 가몬팁 작품)
그러고보면 공을 들인다고
반드시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처 삼촌 묘 벌초하듯
대충 휘리릭 만든 것이 더 나은 경우가 있다.
봉사 문고리 잡기나 소가 뒷걸음질 하다가 파리 잡는 격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이 들으면 기가 턱~ 막힐 말이겠지만.
기껏 디자인 구상을 잘 해 놓고 잔꾀가 나
파롱이를 시킨 것이 후회가 된다.
사실 핀셋으로 색 유리를 집을 때
알콜 중독자 마냥 손이 가늘게 떨리긴 했다.
시원찮게 먹은 점심 때문에 기력이 딸렸나 보다.
어쨌든 파롱이가 자기 게 아니라고
정성을 쏙~ 뺀 것이 틀림 없다.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
오뉴월 개도 안 걸린다는 감기에 걸려 조금 핼쓱해진 가몬팁.
자기것과 똑같은 미니 다이어리 휴대폰고리를 사가지고 왔다.
또 안 하고 다니면 삐질까봐
냉큼 물고기는 빼서 료꼬씨 주고 바꿔 달았다.
그나마 검정색이라 덜 유치해 보여 다행이다.
순식간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맑고 환한 미소
큰 Genie와 작은Genie. 미소와 이름이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