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색함이라니...
마지막 포스팅 이후 두어 달 만입니다.
마치 불편한 집 초대 받아 소파에 엉덩이 반만 걸치고 앉아 있는 것같은 기분입니다.
이게 그렇군요.
두어 달,낯설어지기에 부족함 없는 시간.
거미줄 치게 생긴 이 블방에 아직도 걸음하는 분이 계실까요?
혼자 주저리 주저리 떠들자니 새삼 벌쭘하기도 하고 재미도 없고...해서
떠오르는 몇몇 분을 모셔와 혹은 끌고와 모니터 앞에 앉혀 두고
제가 잘 하는 수다나 떨어보면 어떨까...
물론 가상 속입니다.
독백보다 좀 낫네요.
더위가 한풀 꺽일 무렵이면 꼭 긴 비가 내립니다.
유독 비가 많은 여름이었구요.
습지의 크고 작은 웅덩이에 물 마를 새가 없었죠.
지난 해 만개했던 진땅고추풀은 모두 물에 잠겨 끝내 계절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카도쉬 카페를 오갈 때마다 습지를 문지방 닳도록 드나들면 뭐하나요.
제 하는 양이 그렇듯 보이는 것만 보고
아는 것 이상 알려 하지 않으며 그저 건성건성.
생각치도 못한 자리에서 등에풀이 숲을 이루고 있더란 소식은 지인에게서 들었습니다.
요란했던 예보와 달리 밤새 태풍이 순하게 다녀간 아침,
비현실적이기까지 한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이 등에풀 웅덩이 가득 내려앉았는데요.
혼자 보기 딱 좋았던 그 순간은 제 휴대폰 카메라에 담아 소중히 보관 중이구요.
아래 사진들은 심봉사 젖동냥하듯 습지를 찾아온 객들 카메라를 빌려 몇 장 남긴 겁니다.
이때도 제 카메라는 먹통이었거든요.
창고에 보관 중인 그 잘난 사진들 ㅋ,가급적 해 넘기지 않고 처리하려구요.
볼 때마다 만성 변비와 비슷한 속 거북함이 장난 아닙니다.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