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 먼 산능선을 좌르르 펼쳐 배경 삼아 찍으면
아무렇게나 꾹꾹 눌러 담아도 명작이 나올만 한 자리에
설레는 마음으로 심었던 범부채가
길 공사로 사라진 건 벌써 한참 전의 일입니다.
옥녀봉 주변으로 무슨 공원이 조성된다 하고
개안마루 윗쪽에 전망대도 세워질 예정이라다더니
앞서 길부터 넓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와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면 좋은 거겠죠.
좋은 일일 겁니다.
다만 전망대 공사로 탐스럽던 까치수염 군락과
가까스로 살아남아 거센 강풍과 맞장뜨던 공단풀 몇몇,
노랑참나리, 참나리 등 모아둔 꽃씨를 아낌없이 뿌려둔 꽃밭까지
하루 아침 흙더미에 묻혀버린 게 서운할 뿐입니다. 눈물 나도록.
사랑하는 이 길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할 때인가...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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