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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방공예

꽃보다 바늘방석!

by 타박네 2011. 7. 21.

원형바늘방석

따땃하니 집에 있기 딱 그만인 날씨다.

엄동설한엔 오히려 몸에 땀내자고 잘잘 쏘다녔는데

요즘엔 집안에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날이 많다.

책도 한무더기 사 들여 곳간에 볏섬 쌓아놓듯 했고

상자안에서 곰팡이 피기 일보직전의 천조각들도 광명을 그날을 맞았다.

조각들을 잇다가 숨 넘어가는 줄 알았다.

작은 한 조각의 크기는 사방 1cm.

16조각씩 다섯 장. 모두 80조각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이제 바느질도 못하겠다.

하루하루 눈이 멀어가는 느낌이 든다.

찢어질듯 작렬하는 7월의 햇살이

무자비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창가에서도

삼파장 스텐드는 필수품이다.

두툼하게 솜을 넣은 공단방석도~

한참 앉아 있다보면 궁디가 아프다.

올 핸 아직 가동을 안해본 땅꼬마 선풍기는

바느질 책상 옆에 다소곳 대기중.

8년 째 사용하고 있다.

맨 위에 있는 게 오래 전 만든 작품.

그 땐 젊었다고 바늘땀이 내가 봐도 예술이다.

아래 왼쪽 바늘방석엔 오늘 아침까지 모은 내 머리카락이 가득 들어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빠진 머리카락을 소중하게 모으시는 걸 보며 자랐다.

단백질 성분의 머리카락으로 바늘꽂이를 만들어 사용하면 바늘이 녹슬지 않는다고 한다.

작년엔 밤새 쥐어뜯고 싸운 것마냥 머리카락이 숭덩숭덩 빠지더니

개똥도 약에 쓰려니 귀하더라고 예전만큼 빠져주지 않아 애 먹었다.

 

끈적하고 후텁지근해 불쾌지수 만땅으로 차 오르던 며칠 전엔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성질 더러운 친구년 하나 갈궈 머리카락 잡고 흔들며

한바탕 싸움이나 해 볼까도 생각해 봤다.

오죽하면.

뭐, 어쨌든 겨우 채우긴 했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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