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한 책을 받으러 가는 길, 문득 떠오른 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었다.
행인 두엇이 오가는 기찻길 육교를 지나고
피오나와 자주 가는 작은 카페 앞에 이르자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마법의 성)
딱 이 대목에서 찌찌뽕!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과 웅얼대던 내 노랫말이 일치하는 순간.
책을 받아들어 얇은 비닐을 벗겨내자
손끝에 닿는 익숙하고 정겨운 질감.
콩물 먹여 길내던 오래 전 우리집 단칸방 장판지,
새 교과서 표지를 싸기 위해 조심스레 뜯어내던
밀가루 푸대와 흡사한 재생지 느낌.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기형도 / 빈집)
블로그 이웃님 방에서 내 마음 한 조각 주워들고 위로하던 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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