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일상

봄날은 간다

by 타박네 2015. 2. 28.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는 어불성설이다.

   사실은 이렇게 말해야 한다.

   사랑이 어떻게 안 변하니?    몸과 인문학 / 고미숙 78쪽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내게 묻는다면

   반문하겠다.

   사랑이 왜 변하니?

  

   사랑은 변하지 않는데 상황이 변하는 것이고

   사람이 변하는 것일 뿐.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못한 제 잘못을 사랑에 뒤집어씌우지 마라.

   사랑에 대한 모독이다.

   마음이 허기진다하여 아무 정이나 주워 먹지 마라.

   그것은 마치 망망한 바다를 떠돌다 갈증난다 해서

   당장 눈 앞에 있는 바닷물을 퍼마시는 꼴.

   목젖을 타고 흘러든 그 소금물은 끝내 제 창자를 태우고 말것이다.

  

   흘러온 세월만큼 변했으나 돌아보면

   붙박이장처럼 아직 그자리에 있는 사람이

   사랑이라고 부디 말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고 가을에 이르렀을 때

   한시절 찬란하게 푸르렀으나

   어느덧 퇴색한 마른 잎처럼 서걱대는 너와 나, 

   영글어가는 열매들이 눈부신 가을햇살을 받아 단맛 머금도록

   지나는 바람 한줄기를 따라 하르르 떨어질 일이다.

'소소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15.03.25
장날  (0) 2015.03.19
경희씨네 닭장  (0) 2015.02.16
다롱이에게 가족이 생겼다  (0) 2015.02.03
꿈에  (0) 201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