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산로를 따라 조금 오르다 물이 숨어 흐르는 계곡으로 들어갔다.
홀아비꽃대와 피나물이 제일 먼저 반겨준다.
이어 개별꽃 족도리풀 각종 현호색과 제비꽃들이 눈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성큼성큼 앞서 걷는 회장님 뒤를 따라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다리야 곡을 하며 하늘j가 오른다.
그 곡소리는 뒤처진 실땅님과 내게 보내는 방향 신호다.
그러다 꽁지가 아주 안 보인다 싶으면 빨리 오라 악을 써대곤 하는데
거리가 멀 때는 그 소리가 악악~ 까마귀 짖는 소리로 들린다.
야생화에 대한 호기심이 그 어느 때보다 왕성해진 우리 실땅님은
늘 시간이 부족하다.
앞선 이들의 독촉과 꽃과 사랑에 빠진 실땅님 사이에서
나는 어정쩡 서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바위 사이에 수북 쌓인 낙엽을 잘못 밟으면 무릎까지 푹푹 빠진다.
입으로는 조심해 조심해 하지만
뒤퉁맞은 구석이 있는 나는 부딪치거나 넘어지기 일쑤다.
바위에는 아주 살짝만 부딪쳐도 자지러지게 아프다.
이렇듯 쉽게 상하고 부서지는 물질덩어리가
이토록 단단한 바위덩어리를 사뿐사뿐 즈려밟으며 다닌다.
참 기묘하다.
내 작살에 찍힌 낙엽꼬기들.
신기하게 생긴 나무를 찍고 있었나 본데 그 순간... 미안!
팔각정에서 1급 청정바람으로 시원하게 샤워 한 번 하고 2등산로로 내려왔다.
칼바위능선의 진달래는 유난히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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