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결이 보드랍거나 매끈하지 않은 나는 여전하다.
나이들면 관용과 포용이 절로 생기는 줄만 알았는데 그건 오해였다.
싫고 좋은 건 마치 바둑판의 검은돌 흰돌처럼 더욱 선명해진다.
고집센 노인이 될 조짐이 다분하다.
아무곳에서나 아무에게나 한말씀 해야 할 것같은 충고충동장애만 없었으면 좋겠다.
다만 살아온 세월만이 벼슬이고 훈장이지 않기를.
사람 변하지 않는다는 어느 심리학자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려 아직도 변하지 못한 나,
앞으로는 더더욱 나 먹고 싶은 것만 먹고 보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하고 싶은 일만 하고 마음이 가는 대로 가겠노라,
살아보잘 것 없는 초겨울, 어스름 저녁이면 하게 되는 다짐이다.
노루꼬리만해진 겨울 한낮이 각박하고 조급하게 만든 것일 수도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