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이 폭폭할 때면 시간을 되돌려보곤 한다.
다시 그 시절 그 시간 그 자리에 서게 된다면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될까.
지랄맞게도 매양 그려지는 그림은 이전과 똑같다.
여전히 나는 수업시간 소설을 읽거나
교과서에 분노의 낙서질을 하는 것으로 공부 스트레스를 풀 것이고
우정이랍시고 뼈에 각인될 독설을 날릴 것이며
딱 한놈을 잡아 십 년쯤 짝사랑을 한 뒤 구걸하듯 결혼이란 걸 하게 될 것 같다.
사람 쉽게 변하지 않는다.
새롭게 시작해 성공하는 이들은 내게 없는 무언가를 하나 더 갖고 태어난 게 분명하다.
연습 한 번 더 해본들 달라질 게 없어 보이므로 뒤늦게 쿨한 척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연습이 곧 실전이었으며 이것이 내 최선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