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꽃소풍을 마쳐야할 시간이란 뜻이죠.
순하고 깊어진 가을 햇살 아래 노란 산국은 눈이 부신데 허망한 마음은 감출 수 없습니다.
창졸간에 닥친 이별이든 알고 맞는 이별이든 이별은 늘 처음인양 쓸쓸합니다.
긴 겨울 지나 마른 잎들 사이에서 복수초 꽃봉오리 발견하는 새봄,
이 역시 처음인듯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겠죠.
누리장나무 열매
좀바위솔
은대리 습지에는 아직도 등에풀 꽃들이 건재합니다.
워낙 개체수가 많다보니 피고 지고 또 피고 하는 거죠.
근처 전철공사로 자생지 일부는 이미 사라졌고 지금 이 군락도 풍전등화입니다.
하지만 크게 비관하지는 않습니다.
자세히 보면 너른 습지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을 만큼 고루 퍼져 자라거든요.
진땅고추풀입니다.
웅덩이 물이 마르자 그제서야 보입니다.
꽃을 본 적이 없는데 잎 겨드랑이에 씨앗이 맺혀있어요.
폐쇄화로 생긴 씨앗이라는군요.
(폐쇄화 - 꽃이 성숙해도 꽃잎이 벌어지지 않고
꽃잎 속에서 자신의 수술과 암술로 꽃가루받이를 하는 꽃.
보통 땅 속에서 피는 꽃인 경우가 많다. 땅콩이 대표적이다.)
진땅고추풀은 실제로 피는 꽃보다 폐쇄화가 더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식물이랍니다.
어디서 주워들은 정보라 정확치는 않습니다.
내년에는 눈을 부라리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차탄천 에움길에 들어서자마자 처음으로 만난 꽃입니다.
여뀌의 한 종류인가 했는데 잎을 보니 아닌듯 싶구요.
인터넷에서 여뀌 종류를 검색했으나 찾지 못했습니다.
일단 넘어갑니다.
애기봄맞이와 큰물칭개나물이 있던 자리는 흔적을 찾을 수도 없게 되버렸죠.
호젓하던 오솔길이 고속도로로 변했습니다.
이제 장화 필요없이 안전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을 거야...
제 안의 빈약한 긍정을 끌어내느라 무진 애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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