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만들다가 꽃구경 간다.
오늘은 장 서는 날.
장아찌와 봄나물 펼쳐놓은 할머니들 못 본 척 지나가고
꿀사과,딸기 앞도 슥~
내 바쁜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 재벌이 붙잡아 세우더니 물미역 한 다발 사서 건네준다.
곧장 가자고!
쭈욱 쭉쭉쭉!
지난 봄에는 없던 아이스크림튤립과 동강할미꽃.
꽃샘 추위덕에 살까 말까 고민은 하지 않는다.
다음 장에 또 올게요.
오늘은 꽃구경만요.
그때는 이 앞에 쪼그려 앉아 내 결혼 때보다 더 깊은 고민에 빠지겠지.
지난 봄에도 나왔고 이름을 물어봤고 웅얼웅얼 따라 부르기도 했던 꽃들,
다시 이름을 물어보고 따라 부른다.
내년 봄에는 두어 개라도 외우고 있으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