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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자수

이러다가 꽃멀미 하겠네

by 타박네 2019. 3. 14.

     꽃 만들다가 꽃구경 간다.

     오늘은 장 서는 날.

     장아찌와 봄나물 펼쳐놓은 할머니들 못 본 척 지나가고

     꿀사과,딸기 앞도 슥~

     내 바쁜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 재벌이 붙잡아 세우더니 물미역 한 다발 사서 건네준다.

     곧장 가자고!

     쭈욱 쭉쭉쭉!

    지난 봄에는 없던 아이스크림튤립과 동강할미꽃.

    꽃샘 추위덕에 살까 말까 고민은 하지 않는다.

    다음 장에 또 올게요.

    오늘은 꽃구경만요.

    그때는 이 앞에 쪼그려 앉아 내 결혼 때보다 더 깊은 고민에 빠지겠지.

     

    지난 봄에도 나왔고 이름을 물어봤고 웅얼웅얼 따라 부르기도 했던 꽃들,

    다시 이름을 물어보고 따라 부른다.

    내년 봄에는 두어 개라도 외우고 있으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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