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녀봉을 지나자 들리기 시작하는 요란한 소음.
콩 탈곡기와 트럭 소리다.
기계로 콩 터는 건 처음 본다.
강 이쪽 율무밭에는 아직.
노니는 모습이 한가롭다.
잔뜩 흐림
쇠딱따구리
길 초입 아슬아슬하게 자리잡고 있다가
희미한 흔적만 남기고 사라져버린 이 지의류를
다른 장소에서 기어이 찾아낸 실장님.
확대 사진에는 빨긋빨긋한 부분들이 더러 보인다.
눈만 내려라.
커피 담은 보온병 옆구리에 차고 한걸음에 달려가
욘석들 옆에서 송년 파티를 하리니.
평소 걷던 길 외에 추가로 한 코스를 더 걸어보려 했다.
중면사무소에서 출발,돌무지 무덤,
상곶리 전망대를 거쳐 차가 주차되어 있는 로하스파크까지.
하지만 돌무지 무덤을 지나자 마자 길을 잃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길을 잃은 게 아니라 길이 끊긴 것이다.
올 여름 폭우로 돌무지 무덤과 상곶리 전망대 사이
개울에 놓였던 돌다리가 유실 됐다 한다.
차라리...오늘은 어차피...
분명 하늘 가운데 있었겠지만
흐릿한 날씨 탓에 본 적 없던 해가 기울기 무섭게
조금 전까지 다정하던 바람이 안색을 싹 바꾼 참이었다.
내게 추위는 쥐약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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