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보는 푸른 하늘이 아까워 나섰다.
마른 고슴도치풀이 반가운 날도 다 있네.
반대쪽은 흐림
걸어야할 길이 하얗게 보인다.
댐 근처~
하얀 강
어김없이 예외없이 기척에 놀라 날아오르던 두루미 가족.
곧장 강 너머로 날아가겠구나 했던 예상과 달리
바람을 타고 원을 그리며 한참을 비행한다.
자빠진 김에 쉬어간다는 인간의 지혜를 그들도 아는 게 분명하다.
홀로 걸으니 개안마루에서 즐기던 간식과 휴식은 패스했다.
입과 귀를 다 꽁꽁 싸맸지만 강바람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
인적이 없으니 조금 무섭기도 하고 무서우니 더 추운 듯도 했다.
바삐 걸어 몸을 데우는 수 밖에.
한파주의보라는데 거기서 뭐하냐, 빨리 나와라는 딸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으려고 장갑을 벗은 손가락은 시렸지만 등에선 살짝 땀이 나고 있었다.
까마득한...한참을 바라보니 눈물이...눈알이 시려서...
강을 바라보는 사이 개 한 마리가 등 뒤로 소리 없이 스쳐 지나갔다.
놀랄 틈도 없었다.
짜식,고맙다.
옥녀봉에 이르러서야 등에 지고 다니던 보온병을 꺼내
보리차 한 잔을 느긋하게 마시고 일어났다.
내가 원하는 것,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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