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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향기

마지막 거인

by 타박네 2011. 5. 14.

 마지막 거인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 윤정임  옮김 /디자인하우스

대상 ~ 초등 고학년, 청소년,

동심을 잃지 않은 어른 또는 동심을 잃어버린 어른.

 

* 환경부, 환경보전협회 선정 우수 환경도서

* 프랑스 문인협회 선정 어린이 도서 부분 대상 수상

* 국제 어린이도서협의회 명예도서 선정

지리학자인 아치볼드 레오폴드 루트모어는

보두를 산책하던 어느 날

우연히 어떤 노인으로부터 '거인의 이'를 2기니에 사게 됩니다.

그리고 세심한 관찰과 정교한 연구를 거듭한 끝에

거인의 어금니에 새겨진 미세한 지도를 발견하게 되지요.

 

드디어 1849년 9월 29일 아침, 아치볼드 레오폴드 루트모어는

흑해의 원천에 있다는 거인족의 나라를 찾아 긴 여행을 떠납니다.

절벽을 가로지르는 거친 물살을 헤치고 호랑이가 포효하는 울창한 삼림을 지나

보름 가까이 짙푸른 나무들의 어두컴컴한 터널을 노 저어 나갔습니다.

탐험은 고행이었습니다.

사람의 머리를 절단 내는 기이한 습성을 가진 와족을 만나 일행을 모두 잃고

삶이 자신에게 아주 지독한 원한을 품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무렵

발견하게 됩니다.

거인의 발자국!

 

탈진한 아치볼드 레로폴드 루트모어를 정성껏 돌보아 준 사람들은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아홉명의 아름다운 거인이었습니다.

그들의 몸에는 혀와 이를 포함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문신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것은 나무, 식물, 동물, 꽃, 강, 대양의 모습이었지요.

 

그들과 함께 지낸 지 어언 열 달.

아치볼드 레오폴드 루트모어는

거인들의 굵은 눈물을 뒤로 하고 인간의 세계로 돌아옵니다.

집으로 돌아온 아치볼드 레오폴드 루트모어는

온갖 사교계 모임과 방문을 일체 거절하고

서재에 틀어박혀 거인족에 관한 책을 썼습니다.

책은 과학 단체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거둡니다.

성공에 따른 비난도 거셌지요.

끝없는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치볼드 레오폴드 루트모어는

전국을 돌며 순회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강연의 성공으로

두 번째 원정단을 계획할 만큼의 충분한 돈을 마련했지요.

 

두 번째 여행의 첫 도착지인 마르타방에서는

예기치 못한 엄청난 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섯 마리의 송아지가 끄는 마차에 실린

아름답고 숭고한 거인 안탈라의 머리가 보였던 거지요.

 

깊이를 모를 심연의 슬픔, 그 밑바닥에서 감미로운 목소리가,

아! 너무도 익숙한 그 목소리가 애절하게 말했습니다.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다시 찾은 거인들의 나라엔 작살을 맞은 고래 몸뚱어리처럼

거인들의 유해가 흩어져 있었습니다.

거인들이 실재하고 있다는 달콤한 비밀을 폭로하고 싶었던

한 지리학자의 어리석음이 별을 꿈꾸던 아름다운 거인들을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한 거지요.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동화라고는 하지만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여기서 거인은 인간에 의해 상처받고 죽어가는 대자연을 상징한다.

거창하게는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오존층의 파괴에서 부터 희귀종이네,

명약이네하는 소리에 사라져버린 수많은 들꽃까지.

대자연은 인간의 깊은 상처까지도 어루만저 치유해 주는데

인간의 욕망은 오늘도 아름다운 거인들의 몸뚱어리를 난자하고 있다.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책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와는 상관없이

이 한마디가 화살이 심장을 관통한 듯 아프게 느껴진다.

침묵했어야 할 순간 어리석은 내 세치 혀의 경망함으로 인해

사라진 것들에 대해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서

오염되고 타락한 그 모든 것들에 대해서...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이 말을 화두처럼 그러안고 묵언수행 하기.

죽기 전에 꼭 해야할 목록에 한 줄 더 추가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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