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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밥상

김치부침개

by 타박네 2012. 3. 16.

 

 

봄을 재촉하는 비가 보슬보슬 내린 오늘.

종일 김치부침개의 유혹에 시달렸으나 며칠 전 먹은 빵 한조각에 배앓이를 하고 난 뒤라

밀가루 음식이 조금 부담스러워 꾹 참았다.

하지만 어스름 해질 무렵,  윤활유가 빠져 귀곡산장 대문마냥 삐그덕 대는 관절이,

풀만 먹어 초록주머니가 되었을 위장에 도사리고 있는 굶어죽은 귀신들이

기름진 음식을 달라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기어이...마침내... 드디어...

 

사실 자화자찬 같지만 이 김치부침개 또한 

수제비,잔치국수와 더불어 밀가루가 주재료인 민초음식 삼종셋트로

내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종목이다.

이 지역 부침개의 달인이신 고실땅님이 인정한 바 있다. 

 

어차피 비법 가지고 기싸움할 며느리 볼 일도 없고

우리 피오나는 아예 관심도 없으니

오늘 여기서 자발적으로 나발나발 까발릴까 한다.^^ 

 

타박표 명품 김치부침개를 만들자면

송송 썬 시쿰한 김치, 두부, 육수( 멸치.다시마. 표고버섯) 달래 (쪽파)가 필요하다.

부침개의 간은 따로 하지 않고 채에 거른 김치국물로 맞춘다.

그리고 반죽할 때 맹물 대신 육수를 이용하면

그 수고로움에 충분한 보답이 될 깊은 맛을 얻을 수 있다.

일체 남의살 거부하는 타박표 김치부침개.

건성 다닌 학교는 아니었는지 가정선생님의 가르침이 훌륭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달달 외우던 탄수화물,단백질, 비타민 등

5대영양소의 강박증이 아직 남아있으므로 단백질 보충을 위해

김치부침개에 흔히들 많이 쓰는 식재료인 돼지고기나 오징어 대신 두부를 으깨 넣는다.

김치부침개의 품격을 한층 드높이는 두부 한 조각.

 

없는 쪽파 대신 달래.

이건 꿩 대신 닭이 아니라 닭 대신 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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