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머니 근처에 손톱 크기만한 구멍이 난 남편의 면바지.
아직 멀쩡한 거라 버리긴 아깝고 시내 세탁소에 들고 가기도 귀찮고
해서 구멍 부분을 바스켓 스티치를 응용해 얼기설기 짜 메운 다음,
그 위에 핑크색 날개를 단 벌 한 마리 수 놓았다.
구멍의 크기가 있는지라 제법 큰 왕벌이다.
보고 유치하다며 안 입겠다면 어쩔 수 없다만
우선은 수선비 벌었다는 뿌듯함에
놀러 나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퇴근한 남편에게 보여주니 명품옷 만들어 놨네, 한다.
오늘 밥값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