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말랭이 만들라며 보내주신 분이 이렇게 통째로 말리기엔 시기가 늦었다 하신다.
하지만 이 짓은 꼭 해보고 싶었다.
버킷리스트에 올릴까 말까 고민한 종목이 조랑조랑 감 매달아 걸 수 있는 처마 낮은 집이다.
오래 전 관광버스를 타고 남도 지방 어느 조용한 시골 마을을 지나며 만난
감 말리는 풍경은 무척이나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그 풍경은 로망이 되었다.
스무 개쯤 깍으니 손가락이 아파 더는 못 하겠다.
세 식구니 한 사람 앞에 세 개씩,나머지는 냉동실에 얼려뒀다가 친구들 하나씩 불러들여
뜨거운 커피와 함께 여봐란 듯 내 놓고는 반나절 자랑질하면 열흘은 재미지겠다.
빨래줄에 걸어놓으니 자꾸 베란다에 나가고 싶어진다.
세탁기 돌리다 쳐다보고 걸레 빨다 올려보고 누웠다 벌떡 일어나 슬쩍 가보고...
아마도 내 눈빛 레이저 광선에 속성 건조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