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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와 풍경

제비난초를 찾아서

by 타박네 2018. 6. 19.

  사라졌다 믿었던 하늘나리의 출현에 힘입어 제비난초를 한 번 더 찾아보기로 했다.

  두 주 전쯤 자생지를 찾은 실짱과 언니님으로부터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제비난초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비보를 전해들은 바 있다.

  그 즈음이면 가장 꽃이 예쁘게 피었을 시기다.

  믿을 수가 없었다.

  우리 동네 어쩌다 달랑 하나씩 있는 흔치 않은 꽃 서너 종류는 시렁 위에 감춰둔 꿀단지나

  어린 왕자의 장미처럼 생각만 해도 달달하고 더없이 특별한 존재다.

  남의 부인 김태희 백 명보다 낡은 보릿자루같은 내 마누라 하나가 더 귀한 법.

  타지역 무더기 꽃을 트럭으로 준대도 바꿀 수 없을...만큼...소중......에라잇,확 바꿔버릴까?

  행여 몹쓸 손을 만날까 큰비나 가뭄에 상할까 늘 애가 타는데 이것들은

  남 속도 모르고  뻑하면 밀땅질인데.

  그래도 어쩌랴.

  사랑에 빠진 사람이 을이고 약자인 것을.

  가자! 밤마실, 아니 야간수색. 

 

  실짱과 언니님이 봐봐, 분명히 없지? 하고 지목한 자리와 내 기억이 일치하지 않는다.

  휴우~ 다행.

  하늘나리 경우처럼 몇 걸음 더 가니 그곳.

  맥없이 늘어진 잎 하나와 지난 해 것으로 추정되는 줄기를 보고 겨우 찾았다.

  아예 없어진 게 아니니 내년에는 꽃을 피우겠지.

  얼기설기 나뭇가지로 표시를 해두었다. 

 

  노루발풀 군락은 오늘도 못 찾았다.

  몇 안되는 꽃들과 늘 숨바꼭질이다.

  시간을 보니 7시

  어둠이 스며들기 시작한 숲과는 달리 개망초 흐드러진 들판은 아직도 훤하다.

  강가를 조금 더 쏘다녀보기로 했다.

  해가 길어져 덤으로 얻는 시간이 많다.

  살아보잘 것 없는 한겨울 생각하면 요즘은 아주 많이 남는 장사다.  

  ???

 

  어느덧 8시,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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