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다 믿었던 하늘나리의 출현에 힘입어 제비난초를 한 번 더 찾아보기로 했다.
두 주 전쯤 자생지를 찾은 실짱과 언니님으로부터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제비난초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비보를 전해들은 바 있다.
그 즈음이면 가장 꽃이 예쁘게 피었을 시기다.
믿을 수가 없었다.
우리 동네 어쩌다 달랑 하나씩 있는 흔치 않은 꽃 서너 종류는 시렁 위에 감춰둔 꿀단지나
어린 왕자의 장미처럼 생각만 해도 달달하고 더없이 특별한 존재다.
남의 부인 김태희 백 명보다 낡은 보릿자루같은 내 마누라 하나가 더 귀한 법.
타지역 무더기 꽃을 트럭으로 준대도 바꿀 수 없을...만큼...소중......에라잇,확 바꿔버릴까?
행여 몹쓸 손을 만날까 큰비나 가뭄에 상할까 늘 애가 타는데 이것들은
남 속도 모르고 뻑하면 밀땅질인데.
그래도 어쩌랴.
사랑에 빠진 사람이 을이고 약자인 것을.
가자! 밤마실, 아니 야간수색.
실짱과 언니님이 봐봐, 분명히 없지? 하고 지목한 자리와 내 기억이 일치하지 않는다.
휴우~ 다행.
하늘나리 경우처럼 몇 걸음 더 가니 그곳.
맥없이 늘어진 잎 하나와 지난 해 것으로 추정되는 줄기를 보고 겨우 찾았다.
아예 없어진 게 아니니 내년에는 꽃을 피우겠지.
얼기설기 나뭇가지로 표시를 해두었다.
노루발풀 군락은 오늘도 못 찾았다.
몇 안되는 꽃들과 늘 숨바꼭질이다.
시간을 보니 7시
어둠이 스며들기 시작한 숲과는 달리 개망초 흐드러진 들판은 아직도 훤하다.
강가를 조금 더 쏘다녀보기로 했다.
해가 길어져 덤으로 얻는 시간이 많다.
살아보잘 것 없는 한겨울 생각하면 요즘은 아주 많이 남는 장사다.
???
어느덧 8시,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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