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율이할매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디밀며 신기하게 생긴 이게 뭐냐 물었다.
먼발치서 보고는 누가 버린 주방수세미인줄 알았다면서.
내 주된 관심사가 꽃이고 최상의 낙이 꽃구경이라는 걸 주변 지인들은 거의 다 알고 있다.
해서 무언가 좀 독특하다 싶은 꽃들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와 보여주곤 하는데
사실 대부분 그 어디에도 많은 정겨운 꽃들이었다.
이 노랑망태버섯처럼 집 주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꽃소식은
정말 어쩌다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사건이다.
끌어안고 뽀뽀라도 할 기세로 달려들어 장소를 물었더니 읍사무소 공원이라고 했다.
읍사무소라면 매일 아침 가는 곳이다.
따로 내 차가 없으니 남편 출퇴근 기사 노릇을 자청해 하고 있다.
공원 산책로가 참 예쁜 걸 알지만 한 번도 걸어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지난 주말 실장,시나브로님과 고대산 3코스 등산로를 거의 다 내려왔을 때였다
우거진 숲을 가리키며 저쯤 어디에서 노랑망태버섯을 본 적이 있노라 말했었다.
이때쯤이었을까...노랑망태버섯이 올라오는 시기가?
머리 속에 생각을 담고 있을 때와 달리 막상 말을 내뱉고 나니 더 보고 싶어졌었다.
그립다 말을 하니 더욱 그립더라는 시처럼.
출근 준비를 하는 남편을 재촉하면서도 신이 났다.
마른 빨래가 꿉꿉하다고 원망을 퍼부은 습한 날씨조차 고맙기 짝이 없다.
남편을 내던지다시피 내려주고 차와 차 사이 한 칸 남은 공간에 기막히게 주차까지 했다.
베테랑 초보!
거기 왜 숲이 있잖아...율이 할매의 정보는
고인이 되신 시어머니의 거시기한테 거시기한다고 전화 왔었다는 전언처럼 두리뭉실했다.
하지만 충분했다.
느낌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