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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와 풍경

돌창포

by 타박네 2018. 7. 16.

  꽃장포,돌창포,어느 것이 정명인지는 모르겠다.

  까칠진숙 또는 허풍지수, 무엇으로 불리든 나는 나인 것처럼

 돌이든 장이든 그럴 만하니 붙여 놓았을 것이므로 도감찾기나 검색은 포기한다.

  그리고 나는 둘 중 마음에 드는 이름,돌창포를 골라 부르고 있다.

  꽃이 뿌리 내리고 사는 바위와 살 베일 듯 서슬퍼런 창포잎의 이미지가 

  그런대로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다.

  그럼에도 수십 년 살아오며 수집해 뇌리에 저장한 어휘들 중

  기개가 넘치거나 전투적인 무엇들과

  꽃의 이름이 오버랩되는 건 참 마음 불편한 일이다.

  고인이 되신 아버지가 심사숙고할 가치가 없다 해서

  거의 일초만에 지어준 내 이름처럼 말이다.

 

  흐르는 강물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람은 외롭다.

  무심히 흘러 오고 또 갈 뿐 머무르지 않은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어디 강물 뿐이랴.

  시간이, 사람의 마음이 또 그렇다.

  바위에 오도카니 핀 돌창포는 물가에 앉아 있는 사람의 뒷모습을 연상케 한다.

  낭창한 줄기 끝에 눈물인듯 맺힌 하얀 꽃들을 보는 순간

  하아! 깊고 긴 숨이 절로 터져나온다.

  너를 어쩌면 좋으냐.

 

  내년에 다시 보자하고 돌아선 그날 이후 참 오랜만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개화시기는 하필이면 장마와 맞물려 있다.

  보고 싶은 마음으로는 불행이고

  성난 물줄기가 호위무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니 한편 다행이다.

  개체수가 줄어 안쓰러움이 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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