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을 보내기 전에 라면 한 번 끓여 먹자는 말은 잊을만 하면 나왔다.
그렇게 좋았던 라면, 대충 떼우는 끼니가 되면 한 봉지 다 먹기도 힘든 요즘.
집 밖이라면 문제가 다르지.
미나리, 부추,청양고추,대파를 플라스틱 통에 가지런히 담으니 소풍 가는 날처럼 즐겁다.
세 사람이니 라면은 당연히 네 개 아니 다섯 개 할까? 이런 고민도 좋다.
후추통과 고춧가루까지 살뜰하게 챙기고.
실장,집안을 온통 이잡듯 하고 지하실에 차 트렁크까지 샅샅이 수색했음에도
부르스타를 찾지 못했다며 출발 전 꼬끼오에 달려가 자그마한 걸 하나 사들고 왔다.
없을 리가 있나?
차 트렁크 밑바닥에 깔렸을 수도...라고 하자 헉! 맞단다.
결국 두 개를 다 꺼내 여기 끓이다 저기 끓이다 라면발 팅팅 불었다.
날이 추우니 화력도 힘을 못 쓰는 듯.
그렇게 다섯 개 아니 여섯 개 같은 네 개를 끓여 먹었다.
싸움인지 놀이인지 참 궁금한데 물어볼 수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