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히 말하자면 이 홀치기 문양은 망친거다.
하지만 비늘 빠진 휑한 모습이 어쩐지 안쓰러워
구석에 처박아 놓았던 것을 다시 꺼냈다.
그리고는 퀼팅솜을 덧대 한땀한땀 누볐다.
모자라고 어리석어서 상처 많은 내 영혼을 어루만지듯
그 어느 때보다 정성을 다했다.
먼 산꼭대기에 눈이 쌓여 희끗한 오늘,
이 푸른 다포를 깔고 따뜻한 산국차를 마신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서도 받을 수 없는 깊은 위로를 받는다.
이제 난...평안하다.
광목. 쪽염색, 홈질, 세땀상침.
내 마음속 꽃자리 하나.